美 반도체 위기 해법은 대중 제재 완화?

민태성 국제전문 / 기사승인 : 2021-09-10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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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지급은 미봉책...인텔·마이크론 등 투자 망설여
반도체 생산 비용, 한국 대비 30% 이상 높아
트럼프 대중 제재로 오히려 美 업계 타격...제재 풀어 공급·가격 부담 낮춰야

 [뉴스비즈=민태성 국제전문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더라도 업계의 이해와 맞물려 뾰족한 수가 없으며 오히려 대중 무역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공급 부족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자동차산업이다. 포드와 제네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업체들은 반도체 공급이 달리면서 대표 모델의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미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 8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반도체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비디오게임 콘솔과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 주요 가전업체 역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애플은 이번 가을 신제품 공급을 앞두고 있지만 반도체 부족 여파를 받을 전망이라고 야후파이낸스가 10(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 현재 연율 5.4%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6월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업계의 동참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은 설비 확장과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신규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장비 교체 주기도 짧기 때문이다.

 

특히 활황기에 대비해 설비 투자를 늘렸다가 하강기에 공급과잉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텔과 마이크론, 브로드컴, 퀄컵,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업종 대표기업들은 오히려 해외 생산과 위탁 생산 비율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반도체 생산 비율은 199037%였던 것이 현재 12%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인건비를 포함해 각종 규제가 미국 반도체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지난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공장 투입 비용은 10년 기준으로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50% 이상으로 늘어난다.

 

미국 반도체업계는 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5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이는 지급이 확실시되고 있다.

 

상원은 지난 6월 반도체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이 의결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정부는 법안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미국내 반도체생산과 관련해 모두 520억 달러를 투입한다.

 

업계는 이 법안으로 미국내 19개 반도체공장이 건설되고 28만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법안이 효과를 내려면 수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페드로 파체코 가트너그룹 선임 리서치 디렉터는 "법안이 시행되기까지는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마이크로칩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단순히 보조금 지급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중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가격과 품질에서 미국산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 여부도 중요하다. 파체코 디렉터는 "미국산 반도체가 비싸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면 구매업체들의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조금 지급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이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정부는 이익과 관련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신중론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당시 중국산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비용을 늘리는 결과만 가져왔다는 평가다. 채드 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무역 전문가는 "중국산 반도체가 전체 수입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지만 현재 반도체 부족 사태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안보 문제를 이유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에 미국산 부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부품 조달이 막힌 화웨이는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조달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역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했으며 이는 결국 미국 반도체업계가 고객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트럼프의 대중 제재를 완화하거나 완전히 푸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매체는 권고했다.

 

뉴스비즈 / 민태성 국제전문기자 tsmin@news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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