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야 하는 이유

민태성 국제전문 / 기사승인 : 2021-09-09 09:50:10
  • -
  • +
  • 인쇄
QE는 통화정책 아닌 재정정책...채권 발행이 더 유리
연준 물가 목표보다 10년물 금리 낮아...시장 왜곡 우려
바이든 정부, 경기 부양 위해 국채 발행·세금 인상이 효과적

[뉴스비즈=민태성 국제전문기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별명은 경제대통령이었다. 정보기술(IT) 산업에 힘입은 생산성 향상을 배경으로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며 미국 경제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그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신경제의 축복에 취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후임인 벤 버냉키 전 의장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는 양적완화(QE)를 실시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명성을 확인시켰다.

 

버뱅키는 천문학적인 돈을 뿌렸지만 물가만 상승하고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자 군사 용어와 같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동원했다. 장기 국채를 사고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이다.

 

결국 위기는 진정됐지만 연준의 역할에 대한 혼란은 커졌다. 중앙은행의 본분은 물가 안정이다. 중앙은행은 어느 선까지 물가를 후순위에 두고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까.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9(현지시간) 연준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금은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팬데믹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상황에서 연준이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매체는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먼저 QE에 대해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재무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연준이 국채를 사기 위해 돈을 찍는 것은 결국 국가부채를 돌려 막는 것과 같다. QE를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또 상업은행의 준비금 확대로 중앙은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준비금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낮게 되면 현대통화이론에는 부합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잘못된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실세금리 동향은 연준이 QE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달 말 연준이 은행 준비금에 지급한 이자율은 0.15%였다. 당시 단기 국채 금리는 0.04%애서 움직였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돈을 찍는 것보다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더 이익인 셈이다.

 

다소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준비금은 은행만이 보유하고 담보로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채권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으며 담보가 될 수 있다.

 

준비금과 달리 채권은 다양한 만기가 적용된다는 것도 문제다. 연준이 장기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면 이는 결과적으로 국채의 평균 만기를 낮추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덧붙였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면 QE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가 1.338% 정도로 연준의 물가 목표보다 낮은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QE에 주력하는 연준의 정책 기조는 부동산시장에서도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일반적이다. 주택을 구매할 때 당장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길게는 향후 10여 년 동안 금리를 올리더라도 별다른 영향이 없는 셈이다.

 

연준의 금리 결정이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되면 거품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에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장기 국채 발행과 세금 인상에 나서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권고했다


뉴스비즈 / 민태성 국제전문기자 tsmin@newsbiz.co.kr 

[저작권자ⓒ 뉴스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민태성 국제전문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