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주의 목요에세이] MZ세대의 항의 방법

양혜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0 10: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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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들은 언제나 새로운 세대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못마땅하게 본다. 4000년 전 바빌로니아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 녀석들은 문제가 많다는 말이 있었고, 심지어 소크라테스조차도 젊은이들이 버릇없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심지어 지금의 기성세대인 70년대 생들도 20대였을 때 X세대라 불리면서 “게으르고 이기적인데다 자기 멋대로 지내는 것을 즐긴다.”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그런데 과거 X세대로 불린 지금의 기성세대가 새로운 세대를 보면서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지금의 새로운 세대는 MZ세대라 불린다. 정작 자신들은 ‘MZ세대’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들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세대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를 합쳐 통칭하는 단어로 지금의 20~30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겉보기엔 정치 참여에 소극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처럼 보이지만 모바일 SNS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정치적이고 효과적인 힘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거 X세대들이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였을 때에는 사회 불합리를 바로잡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집회에 참여한다거나 시민단체 활동에 동참하는 등의 정치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사회문제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거대 영역에 대한 비판에는 각자 신념에 맞는 정치 세력이나 시민 단체가 주도하는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는 형태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법과 제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고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과 제도만 고친다고 해서 생활 속 작은 영역에서의 불합리나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바로 이 부분에서 MZ세대는 지금의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정’이다. 거대담론을 외치는 제도권 정치 집단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치 참여는 줄어들었지만 사회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한 익명의 네티즌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사회 각 영역에서 각종 불공정한 일들에 벌떼처럼 달려들어 뜨거운 목소리를 낸다. 시민 단체나 정치 집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생각과 소신을 가지고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남겨가며 원하는 바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의 의견은 매우 집요해서 거대 기업이나 정치권 그리고 유명 인사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기 바쁘고 이들의 불공정 그물에 걸리면 바로 시정하려는 노력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전의 정치적 운동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데 MZ세대들이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폭로의 방식으로 제보나 고발을 하는 것은 문제다. TV나 신문 같은 공적인 통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논의가 중심을 잃고 말꼬리 잡기로 변질되거나 애초에 말하려던 바가 왜곡되기도 하여 냄비처럼 들끓다 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항의의 방식은 과거 X세대들의 항의 방식이 MZ세대들의 폭로보다 더 적절한 듯 보인다. 불합리함과 불공정에 익명이나 비공식적 채널에서 불만을 쏟아내는 방법보다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서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정리해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하는 방법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MZ세대들의 폭로가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안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거나 규칙에 대해 기성세대와 MZ세대가 머리 맞대고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뉴스비즈 / 양혜림 기자 yhl@news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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