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의 캠핑여행②] 소곡주 향기에 흠뻑 취하는 충남서천 오션뷰 캠핑

김성중 객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1 11: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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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 앞에 펼쳐진 해송 군락지와 서해 바다. 사진=뉴스비즈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달리다 보면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선을 넘어 읍·면의 국도를 스치듯 지나 충남 서천에 들어서자 여행자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강한 솔내음과 함께 해풍에 실려 온 차가운 바다 냄새가 재빨리 사이트를 구축하고 모닥불에 술한잔 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만든다.

캠퍼들이 여행지로 선호하는 곳은 크게 계곡이나 바다, 휴양림을 끼고 있는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풍광이 좋기 때문에 힐링이 된다. 이 세 곳을 모두 가졌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충남 서천이 그렇다. 게다가 맛깔라는 술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어서 자리를 펼치고 동무를 찾아 한잔 기울여야 한다.

◆충남 서천, 술향기에 취해 절로 시인이 되는 곳

희리산을 지나 한산면에 들어가자 익숙한 술내음이 펼쳐졌다. 수년 전 희리산 자연휴양림을 방문하기 위해 이곳을 들렀을 때와 또 다른 모습이지만, 한산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술도가의 ‘뻐끔뻐끔’ 술 익는 소리는 주당인 필자의 귀에 또렷하게 들린다. 필자의 오감은 이미 소곡주의 향으로 가득 차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시인 이백(李白)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를 생각나게 했다.

하늘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술의 별은 하늘에 있지 않았을 것이고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땅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땅에는 응당 술의 샘이 없었으리라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천지가 이미 술을 사랑했으니
술을 사랑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네
(天地旣愛酒 愛酒不愧天)

옛 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다
(已聞淸比聖 復道濁如賢)

현인 성인이 이미 술을 마셨으니
어찌 반드시 신선을 구할 것인가?
(賢聖旣已飮 何必求神仙)

석 잔 술에 대도에 통하고
한 말 술에 자연과 하나 되네.
(三杯通大道 一斗合自然)

단 술 마시는 즐거움 혼자 간직하고
술 모르는 이에게는 전하지 말게나.
(但得酒中趣 勿爲醒者傳)
(월하독작 총 4수중 두 번째 시)

◆웨이팅이 있는 술도가 ‘한산소곡주 양조장’

캠핑과 우리술이 좋아 배낭 하나 둘러매고 전국 들살이를 즐기다 보면 이백의 시에서 많은 ‘주취영감’을 얻게 된다. 서천에 왔으니 이백의 시 만큼 달달한 한산면의 명주 ‘한산소곡주’를 빼놓을 수 없다.


▲ '한산소곡주 양조장' 내외부 전경. 사진=뉴스비즈


소곡주는 누룩을 조금 사용했다고 해 불리는 명칭이다. 이 술은 서천의 좋은 쌀과 물로 만들어 진다. 충남 서천의 한산(韓山)이란 명칭은 고려초기부터 사용됐다. 주변에 장태산(將胎山)을 비롯해 300m 전후의 산들이 있고 금강유역에는 3~4개의 천(川)를 따라 드넓은 평야가 형성돼 있어, 서천은 풍성하게 벼농사를 지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약 150톤가량의 찹쌀, 멥쌀, 밀 등이 소곡주 재료로 계약 재배되고 있다. 또 다른 원재료인 물은 건지산(乾芝山) 자락의 깨끗하고 맑은 천연수가 사용된다. 염분이 없고 철분이 적당히 함유돼 있어 소곡주의 원수(原水)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산 소곡주하면 문헌상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주다. 1500년 백제의 전통이 고스란히 깃들어져 있음을 각종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살펴보면, 다안왕(多晏王/ 318년) 11년에는 흉작으로 각 가정의 소곡주 제조를 금지했고, 무왕(武王/ 635년) 37년에는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고란사 부근에서 소곡주를 마시며 조정대신들과 여흥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또 무왕의 맏아들이자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義慈王/ 656년)은 소곡주를 마시며 음주탐락을 했다고 하며, 백제가 망하자 그 슬픔과 한을 달래기 위해 한산 건지산 주류성에서 유민들이 소곡주를 빚어 마셨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한산의 어느 주막에 들러 소곡주의 맛에 반한 나머지 과거 날짜를 지나쳐버려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는 일화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오랜 동안 사랑을 받은 소곡주는 ‘앉은뱅이술’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앉은뱅이술 한산소곡주의 효능은 어떨까. 알려진 바로는 숙취가 없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청혈 해독에도 탁월하다. 말초혈관을 확장하여 혈압을 낮추어 고혈압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효능은 술을 적당히 마셨을 때 이야기다.

 

▲ '한산소곡주 양조장' 내 전시장 전경. 이곳에서 소곡주 주조 과정과 함께 생산된 제품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뉴스비즈


소곡주는 다른 지역 민속주들과 마찬가지로 쌀과 누룩을 바탕으로 주원료인 들국화, 생강, 홍고추, 메주콩의 숙성을 통해 완성된다. 통밀을 빻아서 만든 누룩으로 누룩물을 만들고 멥쌀을 빻아서 백설기를 만든 후 누룩물을 섞어 4~5일간 발효해 밑술을 만든다. 찹쌀로 고두밥을 만들고 숙성된 밑술과 혼합한 후 덧술을 만들어 원재료인 생강, 엿기름, 들국화, 메주콩, 붉은 고추 등을 같이 비벼서 항아리에 넣고 100일간 저온 숙성시키면 소곡주가 완성된다.

이때, 완성된 술이 제대로 된 맛을 내지 못하면 그 술을 증류해 소주로 마셨는데 그 술이 바로 43도를 자랑하는 ‘불소곡주’이다. 100일 동안 자연 발효된 소곡주의 맛은 그 어떤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았음에도 맛이 달달하고 향 또한 매우 좋아 향기만으로도 온몸에 취기가 도는 느낌을 받는다. 황금색을 띠는 술의 빛깔과 강력한 점성, 그리고 거침없는 목 넘김은 전 세계 어느 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고급스러운 풍미를 지녔다. 궁합이 맞는 안주로는 두부요리나 전류 등이다.

한산면에는 다수의 소곡주 양조장이 있고 또 다량의 소곡주가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산에 이색적인 있는 소곡주 양조장들이 밀집한 것은 옛 부터 원재료 투입량이나 꽃잎 투입량 등을 조금씩 달리하며 다채롭게 소곡주를 빚어 마셨기 때문이다.


▲ '한산소곡주 양조장'의 명인 우희열 여사가 제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비즈


이중 ‘한산소곡주 양조장’은 집안의 맥을 이어 지금까지 전통의 소곡주를 계승시킨 곳이다. 한산소곡주 양조장 입구에는 소곡주박물관이 있다. 일반인들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소곡주 제조 과정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 지역 주민들의 소곡주 제조법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충남무형문화제 故김영신 여사의 전수자이며 국가지정 19호 명인인 우희열 여사와 나장현 대표가 들려주는 소곡주이야기는 필자에겐 매우 흥미롭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서천군 잔칫집마다 불려 다닐 정도로 술 빚는 솜씨가 좋고 반주로 소곡주를 즐기실 정도로 소곡주를 사랑하신 시어머니 故김영신 여사님으로부터 술 빚는 기술을 전수받은 우희열 여사는 20평 남짓의 양조장에서 12개의 술독을 묻고 술도가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양조장은 사람들이 대문 앞에 길게 늘어설 정도로 문정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늘 잘나가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맞추어 개발한 술이 모두 상해서 찹쌀 삼백 가마니를 통째로 버린 기억과, 소곡주 표준 레시피를 찾기 위해서 주조전문가를 초빙해 16년 동안 연구했으나 실패한 에피소드 등을 웃으며 펼쳐놓았다.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한산소곡주 양조장은 여러 종류의 밀을 재배하여 누룩을 직접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천군 농가와의 사전계약을 통해 재료로 쓰일 150톤가량의 고품질의 쌀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 좋은 술을 만들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은 지역 농가를 살리고 질 좋은 누룩을 같은 지역 양조장들과 함께 나누는 상생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한산소곡주는 특정 양조장의 술이 아닌 한산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전통주로 각광받게 되었다. 달콤한 술의향이 끊이지 않는 고장 한산, 그곳엔 오랜 전통과 역사 그리고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우리민초들의 술인 명주, 소곡주가 있었다.

◆충남 서천은 오션뷰 캠핑장이 제맛

한산소곡주 양조장 주변엔 야영시설들이 꽤 많이 분포돼 있다. 그중에서 해송으로 둘러쌓인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과 서천 앞바다에서 즐기는 캠핑이 가능한 ‘해오름관광농원 캠핑장’을 소개한다. 필자의 수년간의 캠핑 경험으로 봤을 때 역시 술맛은 오션뷰가 제격이다. 양조장에서 모두 30분 안쪽으로 거리에 있어 베이스캠프 구성 후 양조장은 물론 주변 관광지와 맛집도 둘러볼 수 있다.


▲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 주변에는 해송림과 함께 해송산책길이 바다와 함께 맞닿아 펼쳐진다. 사진=뉴스비즈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은 충청남도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길 206에 위치한다. 사이트는 79개, 객실은 23개가 있다. 이 외에도 숲속수련장, 산책길, 농구장, 풋살장, 등산로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전국의 모든 휴양림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을 정도로 예약이 어렵다. 광클은 필수다.

해발 329m의 희리산 내 해송 95%를 차지하고 있고 그 속에서 발생되는 피톤치드와 테르핀이 정신과 육체를 정화시키는 곳 바로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이다. 전국 여타 자연휴양림 보다 삼림욕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고 4계절 내내 푸르름을 간직하며 야영객을 품는 곳으로 캠핑카야영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고 24시간 내내 시원한 그늘에서 즐길수 있는 야영데크 사이트와 차량을 바로 옆에 주차하고 즐기는 오토캠핑사이트와 캐빈하우스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 위치한 저수지주변 풍경은 숲속의집과 해송림이 조화를 이뤄 휴양림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희리산 정상인 문수봉으로 등산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있어 정상에서 맛보는 서해안 바다 풍경은 정말 장관을 연출한다.

 

▲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은 휴양림 답게 일년 내내 나무그늘이 있는 데크형 사이트가 인기가 높다. 사진=뉴스비즈


또한 야생화 관찰원, 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돼 자연을 배우고 같이 더블어 살아가는 캠핑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숲속 해송산책길은 캠핑의 낭만과 여유 그리고 힐링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반드시 여유롭게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을 나서면 27㎞ 부근에 신성리 갈대밭은 꼭 가봐야할 여행지 중 하나이다. 영화 JSA의 촬영지로 유명하고 또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하구에 위치한 갈대밭으로 10만평규모의 면적의 땅에 펼쳐진 갈대밭이 장관을 이룬다. 또한 휴양림에서 약 17㎞떨어진 금강 하구뚝 철새도래지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희귀조류들을 관찰·관람 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서천특화시장은 야영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 다양한 어종의 횟감과 수산물 등을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장터는 매월 2일과 7일이며 첫째주 화요일에 휴무한다.

 

▲ '해오름관광농원 캠핑장' 입구. 이곳은 바다와 인접해 넢은 숲과 각종 편의시설을 잘 구비하고 있어 캠퍼들에게 인기가 매우 많은 곳이다. 사진=뉴스비즈


또 다른 오션뷰 캠핑장은 ‘해오름관광농원 캠핑장’이다. 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72-756번지에 위치했다. 사이트는 39개, 팬션은 2개동이 있다. 야외물놀이장, 해오름식당, 족구장, 소나무숲산책로 등이 있다.

한산소곡주 양조장에서 17㎞ 거리에 조성된 야영장 해오름관광농원, 이곳은 관광농원이지만 야영장사이트가 39개가 있으며 바닷가를 보며 즐길 수 있는 제1·2야영장, 솔나무숲에서 편안한 캠핑이 가능한 제3야영장 데크 사이트와 파쇄석 바닥 사이트가 있다. 각종 워크숍과 MT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곳으로 편의시설이 한곳에 모두 들어와 있어 야영을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돼 있다.

 

▲ '해오름관광농원 캠핑장' 내 데크 사이트 존. 다양한 형태의 사이트를 갖추고 있어 방문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사진=뉴스비즈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즐기는 바닷가 캠핑은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이미 입소문이 난 곳으로 예약이 정말 어렵다. 썰물로 빠진 갯벌에서 약2시간 정도의 시간차로 각종 어패류 등을 잡을 수 있고 일몰과 일출 등을 텐트 안에서 느긋하게 조망할 수 있다. 솔나무숲 사이트는 풍성한 그늘과 편의시설이 주변에 가까이 있어 캠핑하기에 좋아 많은 방문객이 선호하는 사이트 구역이다. 특히 주변 관광지의 접근성이 좋고 서천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와 같은 접점에 있어 여러모로 야영과 여행을 접목시킬 최적의 캠핑장이다.

해오름 캠핑장에서 약 8분 거리에 홍원항이 있는데 싱싱한 해산물을 흥정해 싼값에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아름다운 방파제 끝단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덤으로 받아올 수 있는 서비스다.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마량포구와 일몰이 주는 장관을 포착할수 있고 동백나무 군락이 있는 동백정은 필수 관광코스이다. 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고장답게 한산모시관 관람도 필수 관광코스이다.

 

 

 


뉴스비즈 / 김성중 객원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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