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강시, '모라토리엄' 위기…극심한 재정난

김주식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5 15: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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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즈=김주식 기자] 예산 수입 23억위안, 예산 지출 136억8000만위안. 극심한 재정난으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위기에 처한 중국의 헤이룽장성 허강(鶴崗)시의 재정 곳간 내역이다. 결정타는 석탄 채굴에 의존하던 지역 경제가 급격히 쇠락하면서다. 이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인구도 외부로 빠져나갔고, 이는 결국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의 덫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저출산과 고령화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허강시와 같은 지방 소멸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제일재경 등 중국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석탄의 고장' 허강시는 심각한 재정난으로 공무원 채용을 취소하는 등 모라토리엄 위기에 빠졌다. 허강시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재정 중정(重整) 계획 실시로 재원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면서 공무원 채용 전형을 취소한 바 있다. 도시 규모의 지방 정부에서 '재정 중정'이 발동된 건 허강시가 처음이다.

 

▲헤이룽장성 허강시가 최근 극심한 재정난으로 모라토리엄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허강 시내 거리 벽보에 아파트 한 채를 5만위안(약 940만원)에 판다는 전단이 나붙은 모습이다. 

 시내 전경. 지역경제 악화로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은 가운데 아파트 한 채를 5만 위안(약 940만원)에 판다는 전단이 눈에 띈다

'재정 중정'은 파산 위기에 처한 지방 정부의 재정 건전성 개선을 위한 조치다. 법정관리 또는 기업회생과 비슷한 개념인 셈이다. '재정 중정'은 지방 정부가 떠안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전체 예산 지출의 10%를 넘어서는 등 재정난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발동할 수 있다. 재정 중정 절차가 개시되면 전력·수도 등 민생과 직결된 항목 외에는 예산 지출이 제한된다. 신규 투자 사업과 기업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는 것이다.

 

허강시의 재정난은 석탄 채굴에 기대 온 지역 경제의 쇠락 때문이다. 폐광은 늘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인구가 2·3차 산업 도시로 빠져나갔다. 인구가 줄면서 세수도 급격히 감소됐다. 재정난 악순환은 예산 수입·지출 내역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2020년 허강시의 예산 수입은 23억위안에 그친 반면, 예산 지출은 수입보다 6배 많은 136억8000만 위안에 달했을 정도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재정난을 키우고 있다. 2020년 기준 부동산 개발 투자는 2억5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9.3%나 급감해 그만큼 세수 역시 줄어들었다. 부동산 정보 업체인 안쥐커에 따르면 허빈난샤오구 일대 62㎡형 방 2개짜리 아파트를 5만위안(약 9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비즈/김주식 기자 kjs@news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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